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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승 목사 칼럼] 가을의 뒷모습

박헌승 목사(캐나다 서부장로교회)

가을의 뒷모습

사계절마다 느끼는 감동이 다릅니다. 봄은 새 생명의 푸르름이 짙어가는 신록의 계절, 여름은 햇빛 찬란한 태양의 계절, 가을은 형형색색으로 물들어가는 단풍의 계절, 겨울은 온천지가 눈으로 새하얗게 덮이는 순백의 계절입니다. 특별히 가을은 감사의 계절이라 부릅니다. 가을을 따로 감사의 계절이라고 말하는 것은 풍성한 오곡백과를 수확하는 절기라 그렇습니다. 가을 들판에 무르익은 추수의 열매를 바라보면, 차고 넘치는 은혜에 감사하게 됩니다. 그러나, 가을은 모든 것이 풍부한 결실의 계절만은 아닙니다. 쓸쓸한 낙엽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찬 바람이 불면서 정들었던 나뭇잎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울창했던 나무들이 나목이 되어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 채 서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그래서 가을을 가리켜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상실의 계절이라 부릅니다. 가을은 반문합니다. 모두가 네 곁을 떠나고, 모든 것이 사라진다 해도 감사할 수가 있겠는가? 작자미상의 글입니다. “주님, 때때로 병들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인간의 약함을 깨닫게 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가끔 고독의 수렁에 내던져 주심도 감사합니다. 그것은 주님과 가까워지는 기회입니다. 일이 계획대로 안되게 틀어 주심도 감사합니다. 그래서 나의 교만이 반성 될 수 있습니다. 아들, 딸이 걱정거리가 되게 하시고, 부모가 동기가 짐으로 느껴질 때도 있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그래서 인간 된 보람을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먹고 사는데 힘겹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눈물로써 빵을 먹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의와 허위가 가득한 시대에 태어난 것도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의가 분명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가을의 감사를 느끼게 하는 시입니다. 올해는 풍족해서도 감사해야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감사를 했으면 합니다. 코로나 어려운 시기를 지나면서 얻은 것 보다 잃은 것이 더 많습니다. 어쩌면 앞으로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넉넉하고 여유롭지 못하더라도 감사하는 법을 가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배웠으면 합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빌립보서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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