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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자립개발원·기독신문 공동기획/ 목회자이중직 문제, 이제는 직시할 때] (5)우리는 이렇게 대비했다I

다른 지체 향한 존중과 선의는 이중직 문제 해결하는 열쇠

선의(善意)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선의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속한 공동체는 난관 앞에서 결코 좋은 결과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목회자이중직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공동체 전체를 향한 선의, 특히 다른 지체들을 향한 존중과 배려라는 요소들은 절대적 필요조건이다. 이와 관련해서 전서노회와 광주전남권역자립개발위원회가 그 동안 보여준 모습들은 꾸준히 생성되고 공급되는 선의가 목회자이중직 문제 해결에 어떤 유익을 끼칠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라 하겠다. <편집자 주>

전서노회 목회연구원이 목회자 부부를 위한 자격증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전서노회의 사례

노회는 소속된 지체들의 재산과 재정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이 부분에 어려움이 나타나면 능동적으로 개입해 돌보아야 할 책임을 지닌다. 특히 소속된 교회와 교역자들이 경제적 문제로 사역을 중단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망이 되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전서노회(노회장:이민구 목사)는 적어도 이런 점에서 상회로서의 본분을 다하며, 지교회를 책임지는 모범 노회라고 단언할 수 있다. 전서노회가 목회자 가정의 생계문제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 계기 중 하나는 2006년의 한 교통사고였다. 급격한 목회환경의 악화와 대학생 자녀의 학비 마련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회자인 남편을 대신해 공장해 취업하여 일하던 한 사모가 퇴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숨진 사건이었다.

이 사건 이후 전서노회 안에서는 크게 두 가지의 도전적 시도들이 나타났는데, 그 중 하나는 교역자 최저생계비의 선구적 도입이었다. 총회에서 2012년 처음으로 최저생계비 지침을 마련하고 전국 노회에 시행을 지시했을 때, 대부분의 노회에서 그 취지에는 공감하나 생계비 지원을 책임져야 하는 교회들의 부담이 너무 크다며 난색을 표하는 반응들이 나왔다.

하지만 전서노회의 경우는 자체 구성한 교회자립위원회를 중심으로 실현가능한 대안을 찾아냈다. 초대 위원장인 김문갑 목사를 중심으로 한 자립위원들은 최저생계비 제도운영을 위해 재정을 지원할 교회들의 지출비율을 낮추는 정책을 제안하고, 지원받을 교회들의 재정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해 투명한 재정집행이 이루어지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하여 전서노회는 최저생계비가 가장 빠르게 도입되고, 노회원들 전체의 신뢰와 협력 속에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노회들 중 하나가 됐다. 자립위원회 실무를 맡고 있는 배홍섭 목사는 “올해부터는 최저생계비 외에 미래자립교회 목회자들이 은퇴 후 연금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추가적으로 은급기금 지원도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두 번째로 최저생계비 제도 시행 이전부터 미래자립교회 목회자들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전서노회 목회연구원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목회연구원은 초창기에 영성 및 목회활동과 직접적으로 관계된 내용에 초점을 맞춰 교육과정을 마련했지만, 점차 목회자 본인과 배우자가 실용적인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총신대평생교육원 등 여러 전문기관들과 제휴하여 집중교육을 실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목회연구원장을 지낸 유웅상 목사는 “교육과정을 이수한 적지 않은 수의 목회자 부부들이 성폭력·가정사역 상담사, 노인복지사, 호스피스 전문가, 위탁모 등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또한 이렇게 취득한 자격증을 활용하거나 더 고급 수준의 교육을 추가로 받아 목회사역을 확장할 뿐 아니라, 개인적인 소득원까지 확보하는 양상이 점점 활발해졌다”고 설명한다. 비록 당시로서는 ‘이중직’ 이슈를 공식적으로 표방하지는 않았지만, 실제적으로는 오늘날 총회자립개발원이 추진하는 바와 같은 정신으로 경제적 위기에 봉착한 목회자들에게 현실적 대안과 활로를 마련해준 것이다.

목회자들의 경우 크게는 교회 차원에서 사회복지관이나 복지관을 운영하는 사례에서부터, 작게는 개인적인 상담 활동이나 복지서비스 활동을 펼치는 사례들이 나타났다. 두드러진 활동으로 관련 기관의 표창을 받는 목회자도 등장했다.

사모들의 경우는 좀 더 현실적인 경제활동으로 이어졌다. 목회연구원이 주선한 교육과정을 계기로 노인요양사로 변신하면서, 안정된 일자리를 얻고 가계에 큰 보탬이 되는 소득을 올리는 사모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전서노회 미래자립교회들 중 여러 교회가 이런 방식으로 목회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었다. 특히 해당 교회의 목회자 가정에서 스스로 새로운 소득원을 마련하면서, 더 이상 노회에서 지원하는 기초생활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자립위원회 간사로 오랫동안 섬겨왔고 올 회기 신임 노회장으로 섬기게 될 류병택 목사는 “광염교회와 정읍성광교회 등 노회 안팎에서 미래자립교회 목회자들을 위해 베풀어주는 건축 후원 등 각종 후원도 큰 힘이 되고 있다”면서 “갈수록 목회환경은 힘들어지겠지만 더욱 세심한 배려와 정책들로 미래자립교회들을 돕는데 힘쓰는 노회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총회교회자립개발원 광주전남권역위원회 주최로 도농거래 직거래장터가 열리는 모습.

광주전남권역 자립위 사례

현 총회교회자립개발원의 전신인 총회교회자립지원위원회가 2011년에 조직되고, 각 노회별로교회자립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권역별로 관련 업무를 이끌어갈 권역위원회들도 구성되었다. 광주전남권역위원회(위원장:조동원 목사)도 그 중 하나였다.

광주전남권역위원회가 초창기 최저생계비제도 운영강화라는 주요과제 외에 관심을 가졌던 사역방향은 스스로 자활노력을 기울이는 교회들을 선정해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후 미래자립교회를 위한 사업들을 전개하면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초대 위원장 이상복 목사를 비롯한 권역위 리더들이 내린 결론 중 하나는 이중직을 수행하는 목회자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었다. 2019년 ‘교육지원&목회자 이중직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제1회 미래자립교회 자립화세미나를 개최한 것은 그 신호탄이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상당수 지역 목회현장이 큰 위기에 봉착하자 목회자 이중직 문제에 대한 대책수립에도 속도가 붙었다.

2020년에는 행정안전부와 전라남도가 추진하는 마을공동체사업과 연계한 미래자립교회 목회자들의 일자리 확보사업을 개시했고, 이는 광주와 전남서부 및 전남동부에서 세 차례의 마을기업설명회로 이어졌다. ‘만나플래닛’ 등 기업들과 연계한 목회자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썼다. 또한 이때부터 추진된 지역교회와 목회자 중심의 사회적협동조합 결성을 위한 노력은 이듬해 ‘요셉의 창고’ 창립으로 결실을 맺었다. 목회자들이 주도하는 농어촌 마을기업의 상품들이 판로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도농교회 직거래장터, 명절 선물꾸러미 사업 또한 꾸준히 개최했다.

한편으로는 일터영성세미나와 일명 ‘웨비나’라 부르는 온라인강좌를 통한 마을목회교육과정을 개설해 지역 목회자들의 활로를 제시했으며, 지난해에는 독자적으로 광주전남지역 미래자립교회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이중직 수행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의미 있는 자료를 축적하기도 했다.

이렇게 여러 해 동안 노력을 기울여 체계를 잡아온 사업들이 드디어 올해부터는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회적협동조합 ‘요셉의 창고’와 지난해 광신대학교에 개설된 농어촌선교연구소(소장:박은식 목사)의 본격적인 활약이 예상되고 있다.

광주전남권역위원회는 이상과 같은 활동들로 총회자립개발원 산하 전국 여러 권역위원회 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조직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광주전남권역위 총무 이박행 목사는 “지금까지 모든 사역들이 기대만큼의 성취를 이룬 것도 아니고, 목회자이중직 문제가 충분히 해결되기까지 우리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면서도 “앞으로도 꾸준히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새로운 대안들을 모색하면서 지역 미래자립교회들이 든든히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다.

기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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