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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칼럼] 세상은 변했는데….

강태광 목사

세상은 변했는데….

상도는 푸줏간 집 아들(백정의 아들)이었는데 옆집 꽃신 집 딸을 흠모했다. 꽃신 집 딸과 학교를 같이 다니고, 간간이 같이 놀기도 했지만 늘 범접할 수 없었다. 그래서 더 흠모하였고, 마음속 깊이 사랑하였다. 상도의 마음을 아는지 상도 아버지도 꽃 신집 딸이 고기를 사러 오면 반가이 맞아 주고, 돈보다 훨씬 더 많은 고기를 주었다. 상도는 여러 가지로 꽃신 집을 부러워했다. 손님이 많고, 부자인 것도 부러웠다. 꽃신을 파는 집은 부자이기도 했지만, 신분상으로도 고기 파는 천민 백정과는 전혀 다른 신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옆집 꽃신 주인은 상도네 와는 거의 상종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도도했다. 꽃신집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짚단을 사지 못해 몇 해째 지붕의 이엉을 갈지 못했다. 급기야 딸을 남의 집 부엌아이(식모)로 보냈다. 푸줏간에서 꽃신을 만드는데 필요한 쇠가죽을 외상으로 구매하였다. 반면 푸줏간은 점점 더 좋아졌다. 625 전쟁 통에 고기를 엄청나게 많이 팔아 큰 부자가 되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두 집의 상황은 완전히 역전되었다. 그래도 꽃신장이의 도도함은 변하지 않았다. 그의 꺾이지 않는 자존심과 변화를 거부하는 무지함이 상황을 더 어렵게 했다. 6.25 전쟁 중에 상도는 부산 시장에서 꽃신 몇 켤레를 펴고 팔고 있는 꽃신 집의 주인 아내를 만났다. 가족들 안부를 묻는 상도에게 꽃신 집의 아내는 남편의 죽음과 딸의 죽음을 알렸다. 상도는 큰돈을 주고 신발 전부를 샀다. 그러자 그 돈으로 남편 장례를 치를 수 있겠다고 했다.

근래 검찰제도를 둘러싼 갈등에서 국회, 검찰총장 그리고 대통령이 보여준 모습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뻔히 보이는 얕은수로 벌인 탈당 촌극도 온갖 변명으로 과거허물을 덮으려는 장관 지명자의 고집도 안쓰럽다. 시대를 알지 못하는 지도자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성경 역대상에 잇사갈 자손 중에서 시세를 알고 이스라엘이 마땅히 행할 것을 아는 두목이 200명이 있다(대상12:32)고 했는데… 시세를 아는 지도자가 자신과 백성을 행복하게 한다. 꽃신이 주는 또 하나의 메시지는 변함없는 사랑이다. 상도는 꽃신을 다 사주어 꽃신 집 주인의 장례식을 치르게 함으로 마지막 사랑을 표현했다. 꽃신 집의 비극은 이런 지고지순한 푸줏간 아들 상도의 사랑을 쉽게 생각한 것이다. 대중과 지지자의 사랑을 쉽게 생각하는 지도자들이 있다. 이런 비극이 어디 한국의 정치권뿐이겠는가? 지지자와 추종자와 대중의 사랑을 귀히 여기는 것이 참 행복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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