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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귀화? “NO, 한국 사람으로 금메달 따겠다”

재일동포 3세 안창림, 잘 싸웠지만… 아쉬운 동메달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의 유도 동메달리스트 안창림(27·KH그룹 필룩스)이 화제다. 안창림 선수는 26일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제르바이잔의 루스탐 오루조프 선수를 종료 7초 전 벼락 같은 업어치기 절반으로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창림 선수가 화제인 것은 그의 투혼과 국적 문제 때문이다. 안창림 선수는 한국인의 투혼과 저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날 안창림은 첫 경기인 32강전부터 4강전까지 4경기를 연속해서 연장 승부로 치렀다. 매 경기 4분의 정규 시간을 거의 두 배를 넘긴 것이다. 16강전에서는 상대를 공격하다 부딪혀 코피까지 흘렸다. 연장전을 3번이나 이겼지만, 4강전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결승의 문턱에서 좌절됐다. 조지아의 라샤 샤브다투시빌리와 역시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치렀지만, 반칙패를 당했다.

안 선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후회는 없지만, 납득은 안 간다. 오늘을 위해 하루 1%의 기량이라도 향상할 수 있는 훈련을 무엇이든 했다. 동메달이 맞는 결과지만 납득은 안 간다. 오노 쇼헤이 선수뿐 아니라 모든 선수를 대비했다. 오노를 이기는 게 목표가 아니라 금메달이 목표였다. 금메달 목표를 못 이뤄 아쉽다”라며 결과는 받아들이지만,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노 쇼헤이 선수를 언급한 것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만난 오노 쇼헤이(29)에게 분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오노 쇼헤이는 2016년 리우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일본 유도의 간판이었는데, 2014년에 한국으로 건너와 태극마크를 단 안창림은 당시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오노 쇼헤이와 11분의 대혈투를 치렀다. 오노의 공격을 안창림이 잘 버텼지만, 심판은 어깨가 매트에 닿았다고 판정했다.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고, 한국 코치진도 계속 항의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안 선수는 은메달 시상대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후 3년 동안 복수의 칼을 갈았고, 일본 유도의 심장인 ‘무도관’에서 오노 쇼헤이와 결승으로 맞붙어 설욕할 것을 꿈꿨는데 끝내 이루지 못한 것이다.

안창림 선수는 재일교포 3세이다. 쓰쿠바대학 2학년이었던 2013년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일본 유도의 차세대 에이스로 꼽혔다. 당시 대학 감독이자 현재 일본 여자 유도 대표팀 감독은 안창림의 가능성을 보고 귀화를 권유했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안 선수에게는 귀화를 선택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았고, 오히려 유도의 길에 커다란 유익이었을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안창림은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적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목숨을 걸고 지키신 것이다. 한국 국적 유지를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민자의 삶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안 선수가 말한 “일본에서는 재일교포가 어려운 입장이다. 일본에서는 한국 사람으로, 한국에서도 일본 사람으로 보기도 한다”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안다. 이렇게 정체성에 혼란이 올 수 있는 때에 “나는 한국 사람이다”라며 2014년에 한국으로 건너와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것은 이례적일 뿐 아니라 특별한 철학과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더 나아가 안 선수는 “내 모든 정신적인 기반이 재일교포 사회에서 나왔다. 금메달 목표를 못 이뤄 아쉽지만, 이번 메달로 재일동포가 용기를 내고 큰일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나타내, 어렵게 살아가는 재일동포에게 큰 위로를 선사했다.

/ 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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