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 규탄 성명 “확진자 없는데도 교회 운영중단… 과잉 법집행 위헌” “부당 행정명령” 비판
“예배드린 것이 공동체 위험에 빠뜨린 행위인가?
법이 국민이 아닌 권력과 행정조직 위해 남용돼
교회만큼 철저히 방역수칙 준수한 곳 어디 있나”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송태섭 목사, 이하 한교연)은 23일 “한국교회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되 예배를 금지하는 그 어떤 부당한 행정명령에도 굴복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 은평구청은 최근 은평제일교회(담임 심하보 목사)에 운영중단 명령을 내렸다. 처분 사유는 지난 18일 대면 예배를 진행한 이유이다. 운영중단 기간은 22일 0시부터 31일 24시까지 10일간인데, 구청은 공문에서 “귀 시설이 운영중단 명령을 미 이행시 폐쇄 명령 및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0조(벌칙)에 따라 경찰에 고발(300만 원 이하의 벌금)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라고도 했다.
한교연은 “서울시와 구청이 일부 교회에 대해 대면 예배 금지를 명한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며 운영중단 명령을 내렸다”며 “우리는 단지 교회에서 성도들이 예배를 드렸다는 이유만으로 교회 운영중단과 시설폐쇄 운운하는 서울시와 해당 구청에 묻고자 한다.
과연 이것이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명한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행위이며, 더 나아가 민주국가 공무원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와 해당 구청은 지난 3월 개정된 ‘감염병예방법’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이 법은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되는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을 방지하고, 그 예방 및 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 건강의 증진 및 유지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 것이지 정당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 탄압, 처벌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게 아니라”고 했다.
한교연은 “현재 강제 운영중단 명령을 받은 교회들은 코로나19 확진과 아무 상관 없이 무조건 방역 조치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모진 탄압을 받고 있다”라며 “교회에서 예배드린 것이 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린 행위라는 증거가 무엇인가. 이는 법이 국민이 아닌 권력, 행정조직을 위해 남용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규탄했다.
특히 “도심 한가운데서 방역지침을 위반하고 8천여 명이 모여 불법시위를 벌인 민노총과 보수단체, 보수 기독교를 정부와 방역 당국이 이토록 확연하게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라며 “내 편은 다 괜찮고 네 편은 ‘살인자’로 몰아 저주와 혐오의 씨앗을 퍼뜨려온 선택적 방역의 결과가 오늘 코로나19 대확산의 단초가 된 게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했다.
한교연은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진영논리에 좌우되는 편향적 방역의 대참사의 책임을 그동안 모든 고통과 희생을 감내해온 한국교회에 덮어씌우려는 일체의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아덴만에 파병된 문무대왕함 내에서 전체 승조원의 90%인 271명이 집단 확진됐다”라며 “이들이 좁은 선실 안에서 생활하며 감염 확진되도록 방치한 것은 누구이며, 누구의 책임인가. 이들 장병에게도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설폐쇄 명령을 검토하겠는가”라고 했다.
이들은 “총리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자 정부가 잘못된 신호를 보내 방역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이 이완되어 확진자가 폭증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며 “이는 정부의 방역수칙이 무소불위의 만능도 아니고 초법적이지 않는다는 명백한 증거다. 그런데도 잇단 방역 참사로 국민 여론이 들끓자 애꿎은 교회에 또다시 책임을 전가하며 여론을 호도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 제20조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경우에도 그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규정도 있다. ‘감염병예방법’도 마찬가지”라며 “따라서 기본 방역수칙을 위반해 감염 확산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 없이 무조건 예배를 금지하는 조치는 과잉 법 집행이며 위헌”이라고 했다.
한교연은 “한국교회만큼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준수해온 곳이 어디 있는가. 그런데도 매번 한국교회가 마치 공동체성을 상실한 비이성적 집단인양 매도당하는 현실 앞에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고 있음은 ‘만일 이 사람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 하시니라’하신 예수님의 경고를 연상케 한다”고 했다.
끝으로 이들은 “예배를 잃어버린 교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한국교회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되 예배를 금지하는 어떤 부당한 행정명령에도 굴복할 수 없다”고 했다.
고예은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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