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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詩)가 있는 아침 ] 어머니 언더라인 / 박목월

유품으로는 그것뿐이다 붉은 언더라인이 그어진 우리 어머니의 성경책 가난과 인내와 기도로 일생을 보내신 어머니는 금잔디를 덮고 양지바른 곳에 잠드셨다 오늘은 가배절(嘉俳節) 흐르는 달빛에 산천이 젖었는데 이 세상에 남기신 어머님의 유품은 그것뿐이다

가죽으로 장정된 모서리마다 헐어버린 말씀의 책 어머니가 그어놓으신 붉은 언더라인은 당신의 신앙을 위한 것이지만 오늘은 이순(耳順)의 아들을 깨우치고 당신을 통하여 지고하신 분을 뵙게 한다 어두운 밤에 읽는 어머니의 붉은 언더라인 당신의 신앙이 지팡이가 되어 더듬거리며 따라가는 길에 내 안에 울리는 어머니의 기도소리

시인 박목월

*박목월은 조지훈 박두진과 함께 청록파 시인이다. 대표작 ‘나그네’ 등으로 서정성있고 목가적인 시를 남겼으며 말년에 원호로 효동교회 장로가 되는등 신실한 신앙인이 되었다. 박목월은 “우슬초” “목마른 사슴” 등 무게와 깊이가 있는 신앙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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