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도선교회, 70차 단기선교…36명 신학생ㆍ청년 참여
5개 섬에서 겨울성경학교 열고 일손 도우며 복음 전해
주일 밤 12시에 출발한 버스는 동이 채 뜨기 전 진도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36명의 신학생과 청년들은 첫 배를 타고, 각자 담당한 다섯 개의 섬으로 흩어졌다. 그들 인생에서 아주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한 주의 첫 날이었다.
낙도선교회(대표:박원희 목사)의 70차 단기선교는 이렇게 시작됐다. 코로나가 앞을 막아서고, 맹추위가 뒤에서 발목을 붙잡았지만 복음과 낙도의 영혼들을 향한 거침없는 행진은 다시 이어졌다.
새해의 첫 주를 낙도선교 훈련으로 보낸 이들은 바로 다음 주인 1월 9일 현장에 투입됐다. 본인들은 물론 섬 사역자들과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여러 차례 철저한 백신패스 과정까지 거친 뒤였다. 그리나 사역을 무사히 치르기 위해서는 또 다른 난관들을 거쳐야 했다.
앞서 선배들이 경험한 것처럼 이번 낙도팀원들에게도 몹시 생경한 환경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생전 처음 사용하는 도구를 들고 어설픈 솜씨로 일을 해야하는 상황을 맞닥뜨리는가 하면, ‘물갈이’로 인해 며칠 동안 계속 배앓이의 고통을 겪는 일도 있었다.
금일도를 찾아간 낙도선교팀원들이 어린이들을 위한 성경학교를 열고 있다.
그런 중에도 현장을 경험한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보람과 희열의 열매들이 나타났다. 생전 처음 낙도선교에 참여해 노화읍 충도를 찾아간 이용빈 씨(총신대)는 이런 간증을 한다.
“어린이들과 행복한 겨울성경학교를 함께 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섬 아이들의 겨울방학이 늦어져서 도시로 나가지 못하는 바람에 전원이 성경학교에 함께 할 수 있었지요. 하나님의 예비하심이라고 믿습니다. 과연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선교를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고, 아이들이 성경을 배우며 자라나는 모습에 몹시 감사했어요.”
올해 여름사역에도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용빈 씨처럼, 칼빈대에 재학 중인 나단 씨도 금일도 동백리교회에서 20명의 아이들과 함께 한 겨울성경학교를 통해 사역자로서 크게 동기부여를 받았다.
“아이들에게 성경 찾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고, 레크리에이션과 공과공부도 진행했어요. 하나님 말씀에 굶주려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섬에도 전문적인 청소년사역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섬 아이들을 위해 더욱 간절히 기도하게 될 것 같습니다.”
낙도선교회 단기선교팀원들이 고마도의 대나무숲에서 작업 중이다.
서투른 노동마저 누군가에게는 제법 큰 힘과 행복의 이유가 된다는 사실에도 낙도선교팀원들은 은혜를 받는다. 총신대 김신영 씨는 난생 처음 낫을 들고 대나무밭 앞에 섰던 순간을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
“고마도의 교회에는 연로한 성도들 밖에 없어 일손을 거들어드려야 할 게 참 많았어요. 예배당 주변 작은 대나무들을 베어내는 것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별 일 아니었는데도 목사님께서 도움이 되었다며 고마워하셔서 저희가 더 감사했습니다. 노동을 통해 우리가 서로 한 지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도 좋았고요. 선교는 그리스도인이 하나임을 확인시켜 줍니다.”
긴 세월 고독하게 섬을 지키는 사역자들이 젊은 후배들의 시선에 감동적인 존재로 포착되는 것은 낙도선교에서 종종 발생하는 일이다. 총신대 박희원 씨도 그런 존재를 만났다.
“횡간도에서 사역하는 목사님께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저희들이 지내고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어찌나 정성스럽게 섬겨주셨는지 모릅니다. 복음을 전하고 섬기려 찾아갔는데, 오히려 저희가 더 큰 사랑을 받고 온 것 같아요.”
감사와 감동으로 채워진 겨울단기선교가 막을 내리고, 낙도의 교회들은 다시 여름까지 긴 기다림의 시간을 갖는다. 코로나로 인해 사역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낙도선교회는 돌아오는 여름에는 부디 대전환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하나님이 예비하신 한 영혼을 찾는 청년들의 산제사가 다시 크게 일어나기를” 박원희 목사는 염원하고 있다. 기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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